시장 나들이서 먹은 순대국밥으로 내 취향 확인

시장 나들이를 친구와 갔다가 먹은 순대국밥으로 내 취향을 확인한 날의 기록입니다. 오랜만에 친구와 주말에 만났는데요. 시장을 노닐다가 점심으로 선택한 메뉴는 순대국밥이었습니다. 굉장히 고난이도 버전으로 음식이 나와서 다시금 저의 약한 음식 취향을 확인했습니다.

순대국밥-내-사진

친구와 주말 나들이

오랜만에 친구와 함께 주말에 만났습니다. 주말 아니면 이 친구를 만날 수 없기 때문에 1분 1초가 소중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아주 시골틱한 우리의 성향들을 고려해서 동네 시장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 바퀴 돌기로 했습니다. 시장이 엄청나게 커서 볼거리도 많고 외국인도 많았습니다.

그나마 이 친구가 아니면 생존 이상의 더 깊은 주제에 대해서 토론할 사람이 저의 현실에는 없기 때문에 가끔 만나는 이 시간이 참 소중했습니다.

그렇다고 무슨 삶의 정답을 찾는다거나 비밀의 지식을 추구하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흘러가는대로 세상 질서에 생각없이 떠밀려 가는 것 보다는 큰 시야로 눈에 보이는 것과 그 이상을 한 번 넓게 조망해봐야 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을 저는 갖고 있습니다. 

이 친구도 그런 성향을 가지고 있어서 함께 있으면 동지 같은 느낌을 갖게 됩니다. 물론 깊이 들어가면 차이가 많겠지만 굳이 차이를 강조하지 않아도 충분합니다. 같이 살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확실히 약간 정신이 얼빠진 우리가 보는 시장은 많이 시끄럽고 정신 사나운 곳이었습니다. 그래서 점심 때도 왔고 해서 빨리 식당으로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순대국밥을 택했으나

시장에서 먹을 만한 음식은 거의 정해져 있어서 국밥집으로 들어갔습니다. 짜장면과 치킨류가 아니면 국밥 밖에 없어서 다른 선택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한국 사람은 밥을 먹어야죠.

순대국밥집에 들어가니 위생은 시장스럽지 않고 깨끗해보였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선택한 곳이었습니다.

맛집 인증 사진도 있고 어딘가 꽤 그럴 듯 해보였습니다. 우리는 순대국밥을 모듬으로 시켜보았습니다. 소주는 낮이라 패스했습니다.

순대국밥이 나와서 먹어보았는데요. 그냥 무난했습니다. 냄새도 안나고 좋았습니다. 그런데 저를 미치게 만드는 부위가 보너스로 들어있었습니다.

바로 암뽕순대라는 것이었는데요. 순대의 겉 피를 암뽕이라는 암퇘지의 자궁부위로 감싼 음식이었습니다. 냄새가 심한 부위로 유명하죠. 저는 냄새 때문에 평소 못 먹는 음식이었습니다.

이걸 안내도 없이 저의 소중한 순대 모듬국밥에 넣으시다니! 물론 서비스라는 것을 알기에 그냥 암뽕 부위만 피해서 먹었습니다. 너무 많이 넣어주셔서 암뽕이 절반은 넘게 차지해서 많이 못 먹었습니다.

친구는 무슨 일이냐면서 왜 맛있는 부위를 두고 국물만 떠먹느냐며 의아해했습니다. 그러면서 제 암뽕순대를 다 가져갔습니다. 본의 아니게 선행을 해버렸습니다.

저는 그러고보니 암뽕순대나 소머리국밥 같은 냄새가 심한 음식에 약한 것 같습니다. 비위가 약해요. 평소 잊고 살았는데 오랜만에 이렇게 나 자신의 취향에 대해서 알게 해준 순대국밥집이었네요.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마치며>

여기까지 시장 나들이서 먹은 순대국밥으로 저의 약한 취향을 확인한 이야기를 들려드렸습니다. 나 자신을 알아가고 세상과 부드럽게 타협해 가는 외교의 과정이 인생이라면, 오늘 저는 큰 진전을 보았습니다. 나에게 먹기 어려운 음식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순대국밥 자체는 맛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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