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시장에서 시장통닭을 배터지게 먹고 온 날의 기록입니다. 가게 주변에 산책할 수 있는 개울가도 있고 시장 구경도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이 곳은 유명한 통닭집이라서 굳이 저까지 가게 이름을 밝히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독특한 매력이 있는 치킨이었고 양도 많았습니다.
독특한 질감
제가 먹고 온 시장통닭은 광주 양동시장에 있는 곳이었는데요. 바로 정면에 라이벌 가게가 있는 신기한 지리적 구도라서 찾기는 쉬울겁니다. 백종원 선생도 다녀간 곳이어서 누구나 알거에요.
제가 심심할 때 혼자서든 일행과 함께든 자주 가는 곳입니다. 정말로 아무런 기대를 하지 않고 부담없이 맥주 한 잔과 통닭을 할 수 있는 곳이에요. 시장 한 복판에 있어서 시끌시끌하고 포장과 테이블 모두 언제나 손님들로 넘쳐납니다.
이 집 통닭의 특징은 질감이 독특하다는 점인데요. 일단 튀김 옷이 엄청나게 두껍습니다. 그야말로 원조급 시장통닭 같습니다.
또한 반죽이 눅눅해요. 바삭하지는 않은 것 같아요. 제 생각에는 아무래도 시장통닭이 연령대 높은 어르신들이 많이 찾는 음식이라서 일부러 눅눅하게 반죽을 하는 것 같습니다. 호불호가 좀 갈릴 듯 한데, 저는 아무런 기대가 없기 때문에 전혀 문제 되지 않았습니다.
양 많다
후라이드 치킨이 2만 1천원인데요. 양이 엄청납니다. 그래서 그런지 남자들이 굉장히 많아요. 젊은 운동선수 같은 분들도 상당히 많이 오시더라구요.
아마 2명이 한 마리를 다 먹지 못할 겁니다. 저는 친구와 함께 갔는데 술을 조금만 먹었는데도 치킨 한 마리를 클리어하지 못했습니다.
여러가지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단지 시장 인심이기 때문에 양이 많은걸까? 69년도에 개업을 했으니까 그 시절의 어려웠던 감성을 생각하며 사람들에게 푸짐한 양을 제공하고 싶은걸까? 저로서는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생각해보면 연령이 있는 성인 닭을 쓰기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어릴 때 제가 닭을 좀 키워봐서 알죠.
여기 시장통닭은 닭이 굉장히 커요. 이런 닭은 빨리 처분을 해야 하기 때문에 가격이 좀 싸죠. 그래서 여기는 큰 닭을 싸게 들여와서 양을 많이 주는 방식으로 영업을 하는 것 같습니다. 어찌됐든 양 많은 닭을 주면 손님들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죠.
천변 경치 좋다
시장통닭을 배부르게 먹고 가게 밖을 나오면 엄청나게 긴 천변의 산책로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 바퀴 돌고나면 배가 금방 꺼지고 좋더군요. 물론 또 한 끼를 먹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양동시장 근처에는 개울가가 있어서 보고 있으면 시원합니다. 큰 다리도 있어서 뜨거운 여름에는 잠시 햇볕을 피하고 있기에도 괜찮아요.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과 운동하는 분들도 많이 있는 곳입니다.
시장통닭을 포장해서 먹고 있는 사람도 개울가에 자주 보여요. 뒷처리가 좀 귀찮겠지만 소풍 기분을 낼 수 있으니 낭만이 있어보입니다.
1년에 한 번 시장에서 축제를 하는데 그 때가 되면 통닭집까지 덩달아 붐빈다고 해요. 저는 많이 먹어봐서 그렇게 큰 감흥은 없네요. 그저 심심하지 않은 양에 감사하는 정도입니다.
<마치며>
여기까지 양동시장에서 시장통닭을 배터지게 먹고 온 날의 기억을 기록해보았습니다. 사라져가는 시장통닭의 옛 추억을 떠올리고자 한다면 한 번 도전해보시길 바래요. 시장 풍경에 관심이 있고 치킨에 큰 기대를 안한다면 꽤 괜찮을겁니다.